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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그분앞에 자신을 그대로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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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49회 작성일 23-12-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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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을 감탄케하는 백인대장의 믿음을 묵상해봅니다. 백인대장이 예수님께 치유를 청했던 이는 그의 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종은 단순히 자신 아래에서, 자신에게 복종해야 하는, 자신의 군림 속에 존재하는 이가 아니었습니다. 분명 세상적 기준에서 주인과 종, 높고 낮음, 명령과 복종의 관계로 구분되었지만, 백인대장은 이러한 관계를 초월하여,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가족과 같은 삶의 동반자였던 것이지요.

하지만 그는 중풍으로 누워있는 자신의 종을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너무나도 높은 현실적 벽 앞에 자신의 무력함을 몸소 체험했을 것입니다. 그가 자신의 무력감 속에서 동시에 느꼈던 것은 절실함이었습니다. 백인대장은 이 무력감과 절실함을 통해서,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과 자신과 함께 하는 이들이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깨닫게 됩니다.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하신 분은 예수님이었습니다. 그러나 중풍으로 누워 있는 종을 예수님 마음 안으로 옮긴 이는 종의 섬김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서 종을 섬겼던 백인대장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종과 예수님 아래에 자신을 내려놓는 가운데, 자신과 자신의 종, 예수님을 하나로 일치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예수님의 생명이 종에게 전달됩니다.

우리가 좀 더 올바르게 본질적인 것을 보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내려놔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보이는 것이 있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 앞에서 우리가 자랑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주님 앞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려놓을 때, 그분께서는 그 내려놓음에 감탄하시며, 진정 우리의 간절함을 채워주십니다. 바로 백인대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분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쥐고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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