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일_밀알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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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561회 작성일 21-03-21 09:37본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많은 기적들을 보고 예수님께 열광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영광을 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직 아버지에게서 오는 영광만을 추구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실 때가 되자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부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이 세상을 단죄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사람들을 구원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피로 모든 사람들의 죗값을 치르시고자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밀알의 비유로서 말씀해 주십니다. “밀알 하나가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이 일은 인간적인 면으로 볼 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성을 지니신 예수님께서도 이 어려움을 숨기지 않고 아버지께 말씀드리십니다. “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 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하고 말할까요?” 여기서 예수님의 이 괴로움은 역설적이게도 저희에게 희망을 줍니다.
예수님의 뜻을 기꺼이 따르지 못하고 주저하거나 회피하려 할 때, 그런 자신을 단죄하거나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라는 뜻으로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예수님을 섬기는데 있어서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자기 자신의 안락함만을 추구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을 섬기려면 예수님을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이 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그러자 성부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나는 이미 그것을 영광스럽게 하였고 또 다시 영광스럽게 하겠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이 당신 자신에게가 아니라 우리들을 위해서 내리신 말씀이라고 하시면서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는데 우리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구원사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이 예수님과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일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도 영광스럽게 됨을 뜻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이 일을 실천에 옮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먼저 주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우심을 청하고 나서 우리의 작은 노력이 이루어질 때, 우리 자신과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이 완성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전흥준 미카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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