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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명 5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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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08회 작성일 20-02-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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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기업 구글은 2013년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인간 수명을 500년까지 늘리겠다!” 이를 위해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됐고, 그 첫 열매가 지난 1월에 나왔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노화가 거의 진행되지 않는 벌거숭이두더지쥐를 발견한 것이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수명이 32년으로 비슷한 몸집의 다른 쥐보다 10배나 길다. 사람으로 치면 800세 이상 사는 것이다. 암에도 걸리지 않고 통증도 느끼지 않는다. 구글은 앞으로 벌거숭이두더지쥐가 늙지 않는 비결을 밝혀내 인간 수명 연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실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2050년경이면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간 수명 500년 시대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500년이 아니라 200년 만이라도 살 수 있다면?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호모 데우스에서 150년 수명 연장된 사회를 예상했지만, 내가 상상하는 수명 200년 사회의 모습은 이렇다. 사람들은 65세에 은퇴하지도,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비켜주지도 않을 것이다. 당신 상사가 비타꼰180세이고, 그의 사고가 흥선대원군 시대에 형성되었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2018년에도 139세 젊은 스탈린은 여전히 모스크바를, 105세의 혈기 왕성한 김일성은 북한을 통치하고 있을 것이다. 초대 서울대교구장 노기남 대주교도 아직까지 115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대교구장직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며, 당연히 김수환 추기경의 역사는 없었을 것이다. 당신은 이런 사회를 원하는가.

 

   물론 영원히 살고 싶은 소망 자체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우리는 영원히 살고 싶어서 불멸의 교향곡을 작곡하고, 책을 저술하고, 자녀를 낳는다. 영원히 그리고 오래 살고자 하는 노력 자체를 타박하는 것이 아니다. 육체적 불멸을 꿈꾸다 잘못된 길로 들어설까 그것이 걱정되어서다.

   유발 하라리는 책에서 오즈의 마법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양철 나무꾼은 위대한 마법사가 자신에게 심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도로시와 함께 길을 걷는다. 마찬가지로 허수아비는 뇌를, 사자는 용기를 원한다. 하지만 여행이 끝날 무렵 그들은 위대한 마법사가 실은 사기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더 중요한 것을 발견한다. 그들이 바라는 모든 것이 이미 그들 안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영원히 살 수 있는 부활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마법사를 찾아갈 필요 없다. 그저 예수님 손잡고 함께 길을 걸으며 도중에 겪는 의미 있는 삶의 경험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지부장 최의영 안드레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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