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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나눔

나눔-연중 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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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27회 작성일 22-01-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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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마디의 말 보다 한 번의 체험이 오히려 더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례를 통해 하늘에서 내려온 비둘기 모양의 성령은 그곳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신비한 경험이자 놀라운 일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저는 그분의 소문이 모든 지방에 퍼지는 것을 들었던 제 3자의 입장으로 다가왔습니다.

 

십 수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서울에 위치한 삼성산 성지라는 곳에 유명한 성령기도회가 있습니다. 매일주보에도 광고가 나올 만큼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곳이었는데, 어머니의 강권에 이끌려 별로 관심도 없었던 그곳으로 몇 번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강사님이라고 하시는 형제님이 나오셔서 본인의 간증과 함께 성령기도를 하며 방언을 하고 그 뜻을 해석해서 알려주는 일정이었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알고만 있었을 뿐, 직접 경험하는 것은 철 들 무렵 이후 처음이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정이 진행되면서 어떻게 저 사람이 저런 행위를 할 수 있는지가 먼저 의문이 들었고,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말들만 전해주는 것에 대해 실망과 더불어 불신만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예수님께서 고향에 가셨다가 그분을 배척했던 친척들과 주민들의 생각이나 행동들이 제 모습과 겹쳐지게 됨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서 저렇게 특별한 능력을 받고 자신감있게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가 이해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필요한 순간마다 각자에게 그 분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사람을 쓰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형제님도 본인이 원했거나 원의에 의해서 받은 능력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다가 의도하지 않았던 때에 하느님께서 주시고 허락하심에 의해 지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얼마나 하느님께 의탁하며 그 분의 뜻에 맡겼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직 힘이 있고 건강하며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능력과 장점들을 스스로의 의지와 감성을 통해 많은 일들을 해왔었다고 자부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오직 하느님의 허락하심에 의해 이루어 진 것임을 알게 되고부터는, 저의 교만과 생각이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고 모든 것을 무상으로 베풀어 주신 선물들은 다시금 그분께 돌려드리도록 자신을 다잡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청원이나 원의는 말씀드리되 그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또 그분께서 허락하시는 대로 온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요한 침묵 가운데 그분의 말씀에 경청하는 기도의 자세가 생활안에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함을 느끼게 된 묵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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