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에 있어 참된 의미는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나눔은 나로부터 이루어지는 동시에 나에게 돌아옵니다. 이것이 단식을 통한 충만함이고, 단식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을 통해서 나눔을 실천하게 되고, 그 수혜자에 그 누구도 예외가 없기에, 나 역시 그 안에 포함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는 단식을 통해 그분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더욱 값진 것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외적인, 세상적인 나눔과 그 안에서 드러나는 사랑을 건네 주지만, 그분으로부터 영적인,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양식을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충만함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참된 의미의 단식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미사 안에서 거행되는 성체성사가 아닐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온전히 내어 주십니다. 이 성체성사로 인해 그분은 영원 안에 존재하시는 하느님의 아들, 구원자이심을 증명하시게 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당신 자신 또한 성부 하느님과의 영원함으로 돌아가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살과 피를 받아 모시는 이들 역시 그 나라로 초대를 받게 되며,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단식에서 드러나야 하는 하느님의 사랑과 그 나눔의 절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저 한 끼를 굶는 것이 단식이 아닙니다. 나의 것, 나의 생명이 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 기꺼이 그분께 돌려 드릴 수 있는 것, 다른 이의 생명을 위해 조금이나마 자신을 내려 놓는 것, 이것이 진정한 단식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