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성모님의 고통과 인내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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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125회 작성일 22-09-15 09:38본문
오늘 교회는 아들 예수님과 함께 하신 성모님의 고통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아들의 고통은 곧 어머니의 고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들의 고통을 바라보지만, 동참할 수 없는 현실에 성모님의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아들의 고통을 지켜보시면서, '차라리 이 고통이 나에게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성모님의 삶을 짓누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들의 고통에 대한 성모님의 인내는 모든 것을 비워낸 듯한 내면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그리고 고통 중에 인내는 가브리엘 천사가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할 때, 성모님의 응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이는 하느님 아버지의 종인 동시에 아들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낳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아들 앞에서 자신을 감추는 겸손한 모습으로, 아드님의 종으로 살아갈거라는 약속이었습니다. 그 약속의 하나의 모습이 바로 바라봄 속에서 인내로운 침묵이었습니다.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드는 쓰라린 상처들, 그저 바라만 봐야할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감, 그것은 성모님 자신에게는 이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지만, 하느님의 형언할 수 없는 은총이었고, 이러한 고통의 인내로 인해 구원의 직접적인 협력자가 되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고통의 어머니셨습니다. 처음에 새롭게 겪는 고통은 참으로 깊이 더 크게 다가오고, 고통의 흔적을 남기고 떠나버립니다. 하지만 그것의 세력은 점점 작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고통에 적응 되어서가 아니라, 이제 스스로가 그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것이 고통의 은총입니다.
고통 자체만 보면 우리 삶은 부정적으로, 비관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습니다. 고통의 은총을 찾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그 안에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은총이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 성모님의 고통을 묵상하시는 가운데, 그 보물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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