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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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33회 작성일 22-10-01 08:31본문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할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남겨진 이름은 우리가 죽음을 맞이한 후에 변화됩니다. ‘(고) OOO’ 이나 ‘OOO 의 영혼’이라는 표현으로 불리게 됩니다. 세속의 이름 앞에 (고)를 붙이게 됨으로 ‘이미 죽은 사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름 뒤에 ‘영혼’이라는 표현을 통해 세상에서 그 존재에 대한 기억이 그의 영혼을 통해서 계속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세상적인 이름’은 유한한 존재, 언젠가 끝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존재를 내포하고 있으며, ‘영혼’이라는 것은 끝이 없는, 영원히 끝이 없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우리 영혼에게 지어주신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말씀하십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분의 보호 안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에게 어린이와 같은 삶을 말씀하십니다.
지혜롭고, 슬기롭다는 자들은 자신의 지혜를, 자신의 슬기를 믿고, 그것을 따르고자 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슬기롭지 못합니다. 그들은 지혜롭지 못합니다. 그들이 슬기롭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기에, 슬기가 무엇인지, 지혜가 무엇인지도 모르기에 슬기롭고 지혜로운 이들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것을 듣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많은 것을 경험하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많은 것들이 내 안에 채워지게 됩니다. 그것들에 대한 채움으로 새로운 채움의 공간은 점점 작아지게 마련이고, 기존에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에 대한 욕심으로 새로 채우는 것조차 꺼려할 것이며, 결국 자신만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마지막 순간 그 앞에 ‘고’ 라는 수식어가 붙고 말 것입니다.
반면에 어린이들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이들로부터 보고, 배우는 가운데 그들을 따르고자 합니다. 어쩌면 이들의 삶 자체만 바라본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삶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왜 그들이 다른 이들을 잘 따르겠습니까? 그들의 내면은 참으로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내면을 자신의 것들로 채워 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내면을 하느님과 타인들에게 봉헌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녀 소화 데레사는 10년에 가까운 수도 생활 안에서, 어린이와 같이 자신의 자유로운 마음을 하느님과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 기꺼이 봉헌한 성인이셨습니다. 2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선종하셨지만, 성인의 마음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닌 하느님과 하느님의 이름을 세상에 전하는 풍요로움의 은총 속에 있었습니다.
세속의 기준에서 참으로 짧은 생애이지만, 하느님 나라에서 풍요롭고 영원한 삶을 누리고 계신 소화 데레사 성녀의 어린이와 같은 삶을 바라보며, 우리가 지니고 붙잡고 있는 작은 것 하나를 봉헌할 수 있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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