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나와 함께 하는 존재를 사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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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40회 작성일 22-09-12 11:34본문
백인대장은 자신의 노예를 살리기 위해 원로들과 자신의 친구들을 예수님께 보냅니다. 그가 살리고자 했던 그 간절함의 대상은 자신의 가족, 친척, 형제도 아닌 자신의 시중을 들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노예였습니다. 분명 그는 많은 노예들의 시중을 받으며, 부유하고 안락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떻게보면 그가 살리고자 했던 이는 그 많은 노예들 중 하나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백인대장은 왜 그를 살리기 위해 원로들뿐 아니라, 자신들의 친구들까지 예수님께 보냈겠습니까? 다른 노예들보다 더 그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니면 그 노예가 다른 이들보다 백인대장에게 더 충실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였기에 그를 살리고자 온갖 노력과 마음을 다 쏟아부은 것이겠습니까?
오늘 복음을 통해서 드러나듯이, 이는 자신과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백인대장의 진실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인대장은 그 노예의 존재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부과 권력과 명예를 유지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웠던 사람이었고, 진정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리는 것들이 아니라, 인격적 관계, 존재에 대한 고귀함과 소중함이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지 않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던 이가 백인대장이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자신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잊어버림으로써 자신 또한 잊어버리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갈 뿐, 지금 자신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자신과 함께 해 준 이들과 모든 존재를 망각 속으로 넣어버립니다.
그 어떤 작은 존재라도, 그 존재성의 가치를 잊지 않고 소중하게 여기며, 함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작은 존재들이 나와 함께 있기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분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우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지 우리를 향한 그분의 마음을 느끼시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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