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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신뢰, 기다림, 함께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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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213회 작성일 22-10-2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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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에 심겨진 한 그루의 무화과 나무가 삼 년째 아무런 열매없이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화과 나무 주인이 포도밭 재배인에게 이야기합니다. "이것을 잘라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자 포도밭 재배인이 말합니다. "주인님,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여기에서 몇 가지의 궁금증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화과 나무를 무화과 밭이 아니라 왜 포도밭에 심었을까요? 삼 년동안 열매를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에 거름을 주고 가꾼다고 해도 다시 열매를 맺는다는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포도 재배인은 일 년을 더 요청하였겠습니까?

 

이 질문 안에서 우리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믿음, 놓지 않는 신뢰를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창조하고 당신의 생명을 나눠주신 인간이기에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시간적이고 공간적 개념을 떠나 그 생명으로, 당장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살아남을거라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무화과 나무가 포도밭에 심겨 있건, 다른 어떤 곳에 심겨 있건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나무를 심은 자가 그곳에서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면, 아예 가능성 자체가 없었다면, 그것은 심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위일 것이며, 그러한 행위자체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는 무화과나무가 분명 무화과 열매를 맺을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기에, 이에 대한 확고하고도 한결같은 믿음이 있었기어 가능한 것입니다. 어쩌면 바보같은 믿음일수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께서 창조하신 인간에 대한 믿음이 바로 이러합니다. 어떻게 완전하신 하느님께서 불완전한 인간을 끊임없이 믿는다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그것은 기다림에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일년, 또 일년 그리고 영원히 우리에 대한 믿음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아무런 열매가 없더라도 잘라버리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 의하면 멀리서 바라보시며 방관 속에서 기다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기다림 안에서 인내로이 우리의 땅을 고르시고 직접 거름을 주십니다. 그 기다림 안에서 인간의 삶에 동참하십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가장 분명히 드러내주는 사건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이 세상에 오심입니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신뢰와 기다림과 동참이 바로 예수님의 삶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에 대한 한결같은 믿음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시고, 구체적으로 인간의 모습으로 함께 해주시는 그분께 우리는 우리의 열매를 맺고자 하는지 생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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