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봐야 하는 것이 있고, 들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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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16회 작성일 23-02-10 09:22본문
우리는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이들이기에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이들,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이들의 고통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말이죠.
사람들에 의해 예수님에 자신을 드러낸 이는 보지 못하는 것만해도 답답할 지경인데, 소리까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그 스스로 예수님께 다가올 수 없었습니다. 보기라도 했으면, 눈으로 예수님을 알아보았을 것이고, 듣기라도 했으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음성을 듣고 그분께 부르짖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신은 어떠한 곳에서 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이였습니다. 말하자면, 그분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넓지만, 그스스로에게 허락된 세상은 없었습니다.
그의 세상은 다른 이들을 통해 도움을 받아서 겨우 먹을 것을 먹고, 자신도 모르는 어딘가에 기대어 쉬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그들 마저 없었다면, 홀로 외로이 죽음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이였습니다. 그의 삶에 있어서 그가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숨 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스스로는 이미 죽음 속에서 살고 있었던 이가 다른 이들에 의해 예수님 앞에 서게 됩니다. 다른 이들에게 이끌려 예수님과 만남이 이루어지지만, 그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신 앞에 누가 계신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를 예수님께 데리고 있는 이들이 그를 대신해서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합니다.
아무런 상황도 모르는 그의 두 귀에 사람의 손가락이, 조금 지나자 그의 혀에 역시 사람의 손이 들어옴을 느낍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에 그는 자신 앞에 누가 계신지 알게 되고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너무나도 신비스로운 나머지,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어리둥절하는 그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신 말씀은 "에파타(열려라)" 입니다. 어둠 속에 자고 있던 생명이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듯한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열기 위해서 우리에게 오신 것입니다. 자고 있는 우리를 깨우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나 봐야 하는 것을 보고, 들어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게 하시려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는 봐야하고, 들어야 하는 것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나만의 세계로 인해 그것들을 무관심의 영역 속에 방치하곤 합니다. 분명 그것들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는 우리의 아버지가 계시고, 예수님께서 함께 해주시며, 성령께서 이끌어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허락해주신 우리의 벗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들어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 안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희망이 있습니다. 그것 안에 우리의 생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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