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하느님 아버지의 선택 안에, 그 마음으로 돌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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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998회 작성일 23-03-10 14:04본문
오늘 복음에서 포도밭 주인은 자신이 떠나 있는 동안 그가 일구고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포도밭을 소작인들에게 맡기고 떠나갑니다. 시간이 지나 포도밭 주인은 포도 수확 때가 되자, 다시 돌아와 자신의 몫을 받기 위해 종들을 소작인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나 그 주인에게 돌아온 것은 포도밭의 소출이 아니라, 종들의 죽음이라는 당혹스럽고도 끔찍한 소식만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들은 존중해줄거라는 기대와 신뢰 안에서 그를 보내지만, 그의 아들 역시 싸늘한 주검의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여러 가지 의문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인은 왜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기 전, 이미 자신의 종들이 죽임을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그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았는지...
종들을 죽인 이들을 아무런 대책없이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던 주인은 어떠한 판단 안에서 자신의 아들을 보내면 그의 말을 들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종들과 아들의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끝까지 소작인들에게 소출을 얻기 위해 그들을 보냈는지...
어떻게 보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주인의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그는 포도밭 소출에 대한 탐욕으로 종들과 아들의 소중한 목숨을 바친 것일까요? 만일 그렇다면 주인은 평생을 재물의 노예로 살아온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묵상 안에서 주인의 모습은 포도밭 소작인들에 대한 책임이었습니다. 자신이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포도밭에 소작인들을 선택한 이는 주인 당사자였습니다.
자신이 뽑은 이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감에서 자신의 종들과 아들을 보낸 것이지, 주인이 포도밭의 소출만을 생각하고 거기에 집착했다면, 그 주인은 기다림과 인내없이 바로 그들을 없애려고 했을 것입니다.
주인은 자신의 포도밭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소작인들이 그 포도밭을 가꾸며, 그들 역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으로 그들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자신이 선택했을 때 그 마음으로 소작인들이 살아가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너무나 소중한 아들까지 기꺼이 희생시킨 것이지요.
바로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우리를 선택하시어, 끝까지 우리를 책임지시기 위해 당신의 소중한 외아들까지, 우리에게 봉헌하신 분이십니다.
과연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책임과 사랑, 그 봉헌에 어떻게 응답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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