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첫째요 꼴지인 어린이의 삶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538회 작성일 23-02-21 08:06본문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진정 첫째가 되기 위한 삶은 모든 이의 꼴지로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삶이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세상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세상적인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어린이들은 분명 꼴찌의 삶입니다.
현 시대 안에서 요청되는 꼴지의 삶,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어린이들과 같은 삶은 어떠한 삶이겠습니까? 그것은 욕심, 탐욕이 없는 삶이 아닐까 합니다. 욕심과 탐욕은 자신의 꼴을,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합니다. 착각과 상상 속에서 자신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들은 현실적 자아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허황된 세계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이 있으나, 이들은 그 현실보다 자신이 성취할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다시 말해, 그들의 욕심과 탐욕이 만든 그들만 존재하는 세상입니다.
그들은 오르지 못할 산을 보고 계속 올라가다가 힘에 겨워 중간에 포기해버리고 다시 내려오거나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마는 이들과 같습니다. 살며시 받아들였다가 그것을 감당할 수 없을 때, 다시 되돌려보낼 수 있는 부드러움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서 결국 상처의 흔적만을 남기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지나친 욕심과 탐욕의 결과입니다.
어린이들은 현실에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그들에게 현실은 그저 숨쉬는 공간으로 그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놀이터와 같은 곳입니다. 있는 그대로에 반응하고, 그들 삶과 맞지 않는다면, 어떠한 고민과 욕심없이 그것으로부터 돌아서 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부모에게 가서 안겨 쉼을 청하거나 그들의 도움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부모의 시선 안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어린이들은 욕심과 탐욕이 없기에, 진정한 자유로움을 누리는 첫째이며 꼴찌입니다. 하느님께 있어서 첫째이고, 세상 안에서는 꼴찌입니다. 이러한 이들이 되기 위해서,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어린이화 되어야 합니다.
어린이들의 마음과 모습,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삶을 마주해보시는 가운데, 우리가 먼저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 각자에게 필요한 어린이의 마음과 삶은 무엇인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