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주님 수난 성지 주일(예루살렘 입성과 죽음, 그리고 우리의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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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30회 작성일 23-04-02 08:48본문
오늘은 성주간의 시작이자, 예수님께서 파견하신 분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예루살렘 입성하심을 기념하는 '주님 성지 주일'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건너감의 신비, 즉 파스카 신비가 드러날 때가 다가왔음을 알리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세상에 드러내신 삶은 이 파스카 신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 삶의 기준이요, 신앙인들의 삶의 중심이 되는 사건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과 오늘 봉독된 수난 복음의 장면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구체적인 바라봄에서 우리의 신앙 또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십니다. 많은 이들은 그분을 세상에 오시기로 예언된 구원자라고 생각하며, 그분께서 가시는 길에 겉 옷과 나뭇가지를 꺽어다 깔며, 예수님에 대한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백성들의 환호 속에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십니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당신께서 왜 그곳으로 가야하는지 알고 계셨지요. 그것은 그분 인성에 대한 죽음입니다. 죽음을 향한 그분의 입성이지만, 그것은 그분만이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아직까지 백성들에게 있어서 그분의 죽음은 상상할 수 없는 숨겨진 죽음이었던 것이지요. 예루살렘 입성은 그분의 인성 안에서는 피하고 싶은 것이었지만, 그분의 신성 안에서는 기꺼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 찬미와 영광을 외치던 이들이 며칠 지나 그분의 죽음을 외치는 이들이 됩니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그분께 극과 극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심지어 예수님과 삶을 같이 한 베드로마저 세 번이나 그분을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아무도 그분의 편을 들어주는 이가 없습니다. 배신감과 시련, 고통, 외로움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온갖 좌절감과 허탈함이 그분을 더욱 더 슬픔과 괴로움에 잠기게 만듭니다. 이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그분만이 느끼셨던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받아들이십니다. 인간이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그의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십니다. 그분은 인간이셨지만, 하느님이셨기에 당신을 파견하신 분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받아들이시고, 숨을 거두십니다.
그분께는 죽음이 존재할 수 없었지만 기꺼이 죽음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그분은 인간적 죽음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당신의 생명을 인간에게 주셨고, 동시에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을 택하심으로 인간에게 주신 생명이 영원한 생명과 묶여 있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어떤 무리에서,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묵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성주간,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아세우는 이들이 아닌 예수님의 생명을 받는 이들이 될 수 있는, 진정 영혼으로부터 그분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신앙인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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