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내적인 굼뜸과 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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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86회 작성일 23-04-12 11:13본문
오늘 복음에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부활하신 예수님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가까이 오시어,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시지요.
그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 뵈었을 때, 그들 마음의 움직임은 슬픔과 의구심 그리고 부활하신 답답함이었습니다. 그들이 진실로 생각했던 세상에 오시기로한 예언자로 믿었던 예수님께서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심에 대한 슬픔, 그렇게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라진 시신과 천사들의 증언, 그리고 그분의 살아있음에 대한 의구심, 이 사건에 대해 질문을 건네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 대한 답답함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들이 느끼는 이러한 내적인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해주실 분이 그들 바로 앞에 계심에도 그들은 그분을 알아뵙지 못합니다. 그들은 그분의 말씀과 음성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왜 그들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것이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데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여기서 마음이 굼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이는 어떻게 보면 내적인 믿음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의구심들 때문에,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것이지요. 아마도 그들은 직접적인 부활 체험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예수님 부활에 대해 이런저런 소문이 듣기는 하였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그 부활체험에 대상이 되고 싶었던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 모두 이러한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내가 믿기 위해서, 내가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그분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내적인 굼뜸과 내적인 타오름 사이에서 갈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내적으로 굼떠 있을 때, 그분께서 우리 옆에 존재하시더라도 우리의 눈은 가려지게 되고, 귀는 멀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그분을 향한 내면의 타오름이 있을 때, 그 타오름 안에서 우리를 당신의 분명한 현존으로 초대해주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신앙 안에서, 우리는 어떠한 마음으로 이 부활 축제를 지내고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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