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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만찬 성 목요일-함께 살아가는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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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27회 작성일 23-04-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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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세상에서 죽음을 앞두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십니다. 일반적으로 예수님의 발씻김 장면은 가장 낮은 자로 오신 인간 하느님께서,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함께 하심을 묵상하곤 합니다.

 

발은 땅과 떨어질 수 없는, 땅을 삶의 벗으로 삼고 살아가는 부분입니다. 땅을 벗으로 삼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그것은 모든 이의 벗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순시기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에 머리에 재를 얻으면서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가십시오." 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흙이 쌓여 땅이라는 곳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땅은 모든 이와 함께 하며, 더 나아가 모든 창조물과 살아있음에 대한 다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땅은 생명이 숨어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모든 생명을 발판으로 살아가는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심은 모든 이와 모든 창조물과 공존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모든 이와 모든 창조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맞춰감의 삶이 요구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맞추시어 인간의 생명이 되신 것 같이, 우리 역시 맞춰감의 삶을 통해 그들의 생명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이 나에게 맞추기를 바랄 때, 절대로 다른 이들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절대로 생명 안에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심, 그리고 죄 많은 인간의 발을 닦아주심으로 당신의 생명의 발자취를 남겨주심은 단순히 낮은 자의 겸손이 아닙니다. 이는 맞춰감의 겸손이며, ''라는 존재가 '우리'가 되어가는 겸손입니다. 이것이 그분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보여주신 삶이며,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심으로 그러한 삶을 살아가라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혼자만 존재할 때, 겸손은 적용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함께 있음, 나눔이 성립될 때 붙여질 수 있는 덕목인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진정 겸손의 덕과 살아 숨쉬고 있는지 묵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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