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생명을 나누는 착한 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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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54회 작성일 23-05-01 09:16본문
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착한 목자이십니까? 여기서 '착함'의 의미를 살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착하다는 것'의 의미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그렇게 바라보고 그 소중함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먼저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답변은 '생명'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일차적으로 자신의 생명이겠지요. 그리고 자신과 가까이 있는 이들에서부터 시작해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이들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 자체에 대한 소중함은 누구나 일관된 생각이지만, 분명 그 대상과의 관계에 따라 그 소중함의 정도는 다르게 느껴지게 됩니다.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요. 내가 생명 속에 있고, 내가 살아 있어야지 다른 이들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과의 친밀함 정도는 우리의 마음과 간절함의 깊이를 다르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착한 목자인 예수님과 우리 안에서 작용하는 소중함에 대한 상이함이 드러납니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생명 자체를 바라보시고,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십니다. 그래서 그분께 있어서 어느 한 사람 제외됨 없이 모든 이가 그분 생명을 나누는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살아있음 자체보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나'라는 존재와의 개별적 관계를 들여다보고 생명의 소중함, 살아있음의 소중함에 순위를 매기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언급되는 '착함'이라는 표현은 살아있는 자체를 바라보고, 소중함의 높고 낮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럴 때 생명의 소중함 자체를 바라보고, 지키며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모든 이에게 생명을 나눠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 속에서 지향하고 있는 이들에게만이라도 그분께서 보여주신 착한 목자로서의 삶을 실천하실 수 있는 신앙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주님과 함께 우리의 생명은 진정 살아있는 세상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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