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의 커뮤니티입니다.

묵상나눔

나눔-다른 이들과 내가 함께 살아가는 삶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71회 작성일 23-08-09 09:17

본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나안 여인의 믿음에 감탄하십니다. 여인의 어떠한 모습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였겠습니까?

여인은 강하였고, 예수님께서도 강하신 분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내려 놓는 여인의 믿음과 내적인 강함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당신의 모습을 다시금 보실 수 있었습니다. 그분께서 공생활을 하시며,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하신 믿음의 굳건함을 가나안 여인을 통해서 느끼셨던 것이지요.

딸에 대한 가나안 여인의 믿음은 마치 인간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과 같아 보입니다. 딸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존재, 그리고 존재의 내려놓음. 그 내려놓음은 자신을 기꺼이 딸에게 봉헌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내려놓음의 삶은 자신의 존재하지 않음으로 존재하는 생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누군가에서 흡수되는 가운데, 그 누군가의 생명 안에서 자신 역시 생명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생명의 신비이지요. '내가 살아야 다른 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가 살아야 내가 살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가나안 여인은 딸이 살아야 자신 역시 살아갈 수 있었던 존재였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인의 삶과 예수님의 삶은 참으로 흡사한 삶이었습니다. 참으로 실천이 어려운 삶입니다. 내가 살아야 다른 이들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물론 이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유혹은 '갇혀있는 삶'입니다. 내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만 머물러 있다면, 내 안에 갇혀 있는, 다른 이들에게는 닫혀 있는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열려 있기에 내려 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사랑이 흘러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 삶을 택하는 가운데, 다른 이들을 살리고, 그 안에서 자신 역시 살아가고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bab165dc6aeaff1468419ebf3a1b1103_1691540221_1101.JP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