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우리의 현실에 적응하는 신앙인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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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42회 작성일 23-09-13 09:29본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난하고, 굶주리며, 사람들의 미움을 받으며, 슬픔에 잠긴 이들이 어떻게 언젠가 주어질 행복에 희망을 두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 사이에서 드러나는 현실적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그 희망에 대해 약속을 하시지만, 그 약속으로 현재 자신에게 다가오는 세상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그분 말씀의 의도는 현실을 극복하라는 의미보다는 현실에 적응하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한 사람의 예외없이 누구나 삶 안에서 자신만의 어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완전하신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파견 받으신 예수님께서도 그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현실을 극복하셨다기보다, 세상이 어떠한 곳인지 아셨고, 그 세상에 적응하시고자 하셨습니다. 그 적응의 과정 속에서 고통과 슬픔, 번민과 시련, 사람들로부터의 무시와 비난을 받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세상 안에서 그분의 적응 방법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모습으로 그저 당신의 길을 걸으심이 아닐까 합니다.
주어진 길을 꿋꿋하고 묵묵히 걸어감은 진정 강한 자만이 나아갈 수 있는 여정입니다. 그것은 확고함 속에서 주체적 존재로 살아감을 의미합니다. 주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고집스럽게 자신만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단순히 독재에 불과한 것이지요. 하느님의 자녀의 모습에 반하는 현실 부적응자의 모습이지요.
우리가 적응해야 하는 현실은 우리보다 강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을 잘 살펴보면, 현실의 강함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습니다. 그 강함으로 우리는 적응의 연속에서 우리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그분의 자녀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 마음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이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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