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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23년 제39회 성서 주간 담화-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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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23-11-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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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성서 주간 담화 | 2023년 11월 26일-12월 2일


“생명의 선물로써 희망을 간직하게 하시는

하느님 말씀(로마 5,5; 8,20 참조)을 선포하며”


2023년 제39회 성서 주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2023년 성서 주간을 맞이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머물기’(콜로 3,16 참조)를 기도하며 인사드립니다.


지난 4월 15일부터 21일까지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제10차 ‘가톨릭 성서 연합’(Catholic Biblical Federation) 총회가 있었습니다. 6년마다 열리는 정기 모임으로 2021년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인류 공동체를 멈추어 세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년이라는 시간을 더 보내야만 했습니다. 이 총회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2015년에 반포하신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항에 인용하신 말씀인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로마 8,22)에서 영감을 받아 “취약한 세상을 위한 생명의 선물인 말씀을 선포하며”를 주제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세상과 인류 공동체의 보편적이고 뿌리 깊은 취약함’을 직접 겪고 나서야 비로소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총회 참석자들은, 이 세상과 인류 공동체가 지금 겪는 취약함이 하느님의 조화로운 창조 세계의 파괴로 말미암은 결과에서 시작된다고 보았습니다(창세 3장 참조). 그리고 이 취약함을 바오로 사도의 표현대로 “허무의 지배 아래”(로마 8,20) 있는 상태로 인식하며, ‘허무’란 ‘실존의 모든 수준에서 조화를 깨뜨리고 궁극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과 무질서의 힘에 인류를 포함한 모든 피조물이 종속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참석자들은,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취약성을 다음의 세 가지로 언급하였습니다. 첫째, 더욱더 심각해지는 생태 위기에서 드러나는 ‘창조 세계’의 취약성입니다. 둘째,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인류 공동체’의 취약성입니다. 셋째, 성직주의, 예식주의 및 ‘미성년자와 취약한 성인들에 대한 성 학대 사건’ 등에서 드러난 죄와 연약함 때문에, 그리고 이기적인 지배와 통제를 추구하기 때문에 혼란을 겪는 ‘교회’의 취약성입니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2티모 4,2 참조) 긴 시간과 먼 거리, 어려움을 무릅쓰고 세계 곳곳에서 모여 온 참석자들은 거룩한 말씀으로 인간의 육신을 취하시어 나약한 인류의 세계에 들어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하느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연약함을 취하시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성부께 순종하심으로써 모든 면에서 우리 인간의 조건을 공유하셨습니다(요한 1,14; 필리 2,7-8; 히브 2,14-18 참조). 그렇게 하느님께서는 취약한 세상 안에서 인류와 함께 계십니다. 나약함 속에서 ‘탄식’하는 인간의 조건을 성령을 통하여 공유하십니다(로마 8,26-27 참조).


형제자매 여러분! ‘살아 있고 힘이 있어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뜻한 바를 반드시 이루어 그 사명을 완수하시는 하느님 말씀이야말로 우리 생명의 원천이요 성령의 선물’입니다(이사 55,11; 요한 4장; 1코린 14,1; 히브 4,12-13 참조). 따라서 하느님 말씀을 담고 있는 성경은 사람을 거룩한 생명과 이어 주는 생명의 통로입니다. 비록 우리가 이 세상과 인류 공동체의 보편적이고 뿌리 깊은 취약함으로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 8,22) 있지만, 몸소 ‘탄식’하시며 우리 대신 간구하시는 성령의 도우심이 있지 않습니까(로마 8,26 참조). 오히려 우리는 그 ‘탄식’ 안에서 희망을 간직하는 은총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말씀께서 주시는 생명의 선물로써 우리는 허무의 지배 아래에서도 희망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로마 8,20 참조). 이 희망 안에서, 우리의 취약함에 대한 ‘탄식’은 새로운 창조의 새벽을 염원하는 희망찬 안도의 ‘한숨’으로 바뀔 것입니다.


‘생명의 선물로써 희망을 간직하게 하시는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우리 모두 날마다 성경을 읽고 공부하며, 말씀 안에서 기도하도록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하느님 말씀이 우리 삶의 참된 이유가 되고, 풍성한 희망이 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선물이 되어 교회 활동 전체를 이끄시고 영감을 불어넣어 주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주님의 말씀」, 73항 참조).


2023년 11월 26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신호철 비오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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