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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23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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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90회 작성일 23-05-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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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종교간대화부

2023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2023년 5월 27일)


상처받은 인류와 지구를 연민과 사랑으로 치유하는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교황청 종교간대화부(구 종교간대화평의회)는 부처님의 탄생과 깨달음과 열반을 기념하는 경축의 때인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불자 여러분께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합니다. 불자 여러분이 고통(duhkha)의 본성, 고통을 불러일으키는 조건과 그 극복 방법을 통찰하기 위한 탐구를 이어나가는 데에 이 경축일이 다시 한번 영감을 주기를 기원합니다. 


고통과 상처도 삶의 일부이며, 봉축의 때는, 우리가 새로운 통찰력으로 그러한 고통과 상처에 다가가기 위하여 필요한, 판에 박힌 일과로부터 거리두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화된 세상에서 증대한 소통은 우리 눈앞의 문제들이 고립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하였습니다. 그러한 문제들은 온 인류를 얽어매는 긴장과 악의 결과입니다. 세상에 고통을 주는 상처들은 여러 가지입니다. 빈곤과 차별과 폭력, 가난한 이들에 대한 무관심, 인간과 자연을 존중하지 못하는 개발 모형들에서 비롯된 노예화, 종교 극단주의와 민족 극단주의가 유발하고 부채질하는 증오, 무엇보다 다양한 양상의 불안과 중독으로 표출되는 삶에 대한 자포자기의 태도 등이 있습니다. 슬프게도 이 모든 현실이 우리의 공통된 취약성을 드러냅니다.


이 공통된 취약성에 대한 예리한 인식은, 우리가 “인간의 마음을 번민하게 하는 인생의 풀리지 않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제2차 바티칸 공의회,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우리 시대」[Nostra Aetate], 1항) 찾고 있는 우리 각자의 종교 전통이 이룬 연대의 새로운 형태들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한 인류 가족이기에 모두 형제자매로서, 곧 이 땅에서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들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습니다. “그 배 안에서 한 사람의 불행은 모든 사람에게 해가 됩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 구원받을 수 없고 오로지 함께라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프란치스코,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 32항). 그러한 까닭에, 우리 자신의 극심한 상처들, 우리의 가정과 나라 그리고 지구의 깊은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는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하여 우리 각자의 종교 전통의 잠재력을 상기해 볼 적절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벗인 불자 여러분, 여러분이 카루나(karuna) 곧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만물을 향한 연민을(Sutta Nipata 1.8; 2.4) 구현할 때, 또는 열반에 들기를 마다하고 삼라만상이 해방을 얻을 때까지 그 고통을 덜어주는 일을 하고자 속세에 남았던 보살과 같이 이타적으로 행동할 때, 치유를 베푸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연민을 완전히 깨달은 사람을 이렇게 묘사하십니다. “그는 연민 어린 마음으로 한 방향을 채우며 살아갑니다. 두 번째 방향도 채웁니다. 세 번째 방향도 채웁니다. 네 번째 방향도 채웁니다. 그리하여 위로 아래로 주위로 사방팔방으로 만물을 자신과 하나로 여기며, 드넓고 숭고하며 한량없을 뿐만 아니라 원수도 없고 악의도 없는 연민 어린 마음으로 삼라만상의 세상을 채우며 살아갑니다”(Abhidhamma Pitakaya Vibhanga b). 연민 어린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만연하며 서로 결속된 악에 맞서 완전한 연민을 베풀면서 앞서 말한 전 세계적 위기들에 해독제를 줍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남겨 주신 위대한 유산 곧 아가페(agape)의 실천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더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사랑 곧 아가페를 선물로 주시며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요한 15,13 참조). 예수님께서는 이방인이자 자기 동족의 원수인, 강도당하여 쓰러져 있던 이를 돌보고자 가던 길을 벗어난 사람의 모범을 제시하십니다.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루카 10,33-34). 사마리아인은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구체적인 친밀함을 보여 줍니다.


연민으로 타인을 섬기면서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사랑하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호소를 저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사랑은 “은총이고 너그러움이며 가까이하려는 열망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망설이지 않고 자신을 내어주고 희생하는 사랑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사랑하는 이와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사랑은 서로 닮게 하고 평등을 낳으며 장벽을 허물고 간격을 없앱니다”(2014년 사순 시기 교황 담화). 마찬가지로, 우리가 치유를 가져오려는 노력으로 함께 나아갈 때에 마음 수련에 관한 부처님의 강조는 특히 소중합니다. “연민에 관한 명상을 발전시키십시오. 연민에 관하여 명상할 때에 그 어떤 잔인함도 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Maharahulovada Sutta - MN 62).


우리가 모두 더욱 큰 사랑과 연민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며,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하나 되는 세상 건설을 위하여 함께 일하기를 바랍니다. 불자 여러분께서 “막힘 없고 악의 없으며 원수도 없는 무한한 사랑을 온 누리에, 위로 아래로 속속들이 널리 펴시기를”(Karaniya Metta Sutta - Sn, 1.8) 기원합니다. 친애하는 불자 형제자매 여러분, 사회와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의 상처들을 치유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풍성한 은총과 기쁨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바티칸에서

2023년 4월 16일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추기경

차관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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