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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설립 400주년, 교황청 전교회 설립 200주년, 교황청 산하기구 승격 100주년 감사 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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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0회 작성일 22-05-04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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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설립 400주년, 교황청 전교회 설립 200주년, 

교황청 산하기구 승격 100주년 감사 미사 강론


(2022년 5월 3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염수정 추기경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이며 더불어 올해는 사도좌가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설립한 인류복음화성 설립 4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가경자 폴린 마리 자리코가 설립한 전교기구 설립 200주년이며 비오 11세 교황님께서 전교회와 베드로 사도회, 어린이 전교회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소속 기구로 승격하신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는 (선교지역이기에)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 속하여, 역사적으로 많은 도움을 전교기구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매년 10월 셋째 주일을 교황청 전교기구를 돕는‘전교주일’로 제정하여 모든 교구의 본당에서 2차헌금을 받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소주일에 모금을 하여 ‘베드로 사도회’를 통하여 방인성직자 양성을 위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어린이를 돕는 어린이’라는 모토 아래, 가난한 선교 지역 교회의 자립을 돕고자 어린이 회원을 모집하여 ‘교황청 어린이 전교회’를 돕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교황청 전교 연맹’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선교 의식을 고취시키고, 기도로 선교사들과 함께 하며, 형제적 나눔과 사랑을 증언하는 기구인데, 사제, 신학생, 수도자 , 봉헌 생활회와 사도 생활단 회원들이 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세례를 베풀고 복음을 전하라고 명하십니다. 


 사실 이 복음 구절은 1831년 선교사이자 조선교구 제1대 교구장이셨던 바르토롤메오 브뤼기에르 소주교님의 사목표어입니다. 조선교구설정으로 조선 지역 교회가 보편교회의 일원이 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주님에게서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은 사도들은 주님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의 증인이 되어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온갖 시련과 고통, 그리고 죽음마저 도사리고 있었지만, 사도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며 복음을 전하고자 변방으로 나아갔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온전한 의탁과 신앙의 열정은 우리를 주님의 부르심으로 초대하며 참된 복음화의 길로 이끕니다. 

가경자 폴린 마리 자리코 역시 실천하는 믿음으로 복음 선포의 사명을 수행하였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헌신하던 폴린은 기도와 나눔으로 해외 선교사들을 돕고자 1822년 방직공장 여직원들과 함께 전교회를 설립하였습니다. 특히 오지에 있는 선교사들의 극심한 빈곤과 도움의 절실함을 알게 되면서 폴린은 병약한 가운데에도 주님의 뜻에 따라 선교사들을 위한 기도와 모금의 조직망을 구성하여 신자들이 선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지금의 전교회 설립 20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는 점도 폴린 마리 자리코의 겨자씨가 선교사들에게 전해져 그들을 통하여 세계 곳곳의 전교 지역에 뿌리내렸고 어느덧 풍성히 자라나 결실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지역 교회, 특히 가난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전교 지역 교회에 생명력 있는 복음의 씨앗이 떨어져 열매 맺고, 오늘날 풍성히 결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복음화 활동이 인류복음화성과 교황청 전교기구를 통해 추진되어 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중해를 건너오는 난민들이 가장 먼저 닿는 섬나라 몰타 순방(2022년 4월 2-3일) 둘째 날 미사 강론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이자 당신의 교회인 우리도, 당신께 용서받아 지칠 줄 모르는 화해의 증거자가 되길 바라십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의 말씀처럼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하느님을 믿고 끊임없이 용서하며, 용서받고 화해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항구히 우리를 믿으시고 다시 시작할 가능성을 새롭게 주시는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하심은 복음 선포와 전교의 시작점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그 규모와 상관없이 교회의 보편성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이는 성령의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교황청 전교기구 공식 기관지 Agenzia Fides에 따르면 현재 보편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전 세계 선교사 수는 37만여 명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도 선교사로서 전 세계 78개국에서 헌신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가난한 신생 교회에서 복음화 활동에 이바지하는 교회로, 주님의 사명을 전하는 교회로 성장하였습니다. 


 전교는 세례를 통하여 주님의 자녀가 된 모든 그리스도인의 의무이자 공통된 사명입니다. 하지만 삶의 터전을 떠나 이역만리 복음이 닿지 않은 나라에 가서 직접 선교하는 이는 손에 꼽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 다른 전교의 일환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아직 닿지 않은 변방 오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을 선교사들을 간접적으로 도우며 보편 교회와 일치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성령께 귀를 기울이며 주님께서 맡기신 선교에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선교는 반드시 다른 나라나 먼 곳에 가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주변과 도움이 절실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그곳에 온정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 선교이고 전교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그리스도인의 선교는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그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오늘도 전 세계에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있을 선교사들을 기억하고 더불어 우리 자신의 선교 사명을 되새기며 이 미사를 정성껏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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